휴식은 바쁠때 더 귀중하다
조금은 더워도 괜찮아
약간의 바람만 있다면
게을러 평소에 많이 쉬는 난
휴식이란게 잘 와닿지 않는다
게으른 내게도 바쁜 시기가 있다
올해 5월은 지난해와 다르게 선선한 편이었다
지금도 약간의 땀이 맺힐 뿐 흐르진 않는 정도
요즘은 바쁘다
애초에 하루 일의 한계치가 높지 않는 난
이런 시기에 약해진다
말이 없어지고 감정의 동요가 적다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마냥
일에 가까워질수록 힘들고
조금만 멀어지면 금새 잊고 편할 수 있다
휴식시간은 조금 멀어지는 시간이다
지금과 같은 시기엔 시원한 음료 한 잔 마시며
햇볕 아래서 조금은 덥지만 그저 그렇게 받아들이고
녹록한 식물들을 보자면
금새 마음이 편해진다
잠시 잊고 얼음 올린 커피 한 입 가득 머금고
지친 마음 그대로 주변을 응시하다
오랜 친구에게 안부전화를 걸고
들려오는 반가운 목소리에 잠시나마 행복을 느낀다
지금처럼 다른사람이 나를 볼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서의 내가 아닌
아무 기대 없이 만났던 어린 시절의 나를 아는 너와
아무 기대 없이 만난 어린 시절의 너를 아는 내가
아무 걱정 없이, 아무 기대 없이 편한 얘기들을 하는 시간이
내게 대체할 수 없는 편함을 가져다 준 것일 것이다
바쁜 시기의 휴식은 정말로 행복하고 꿀처럼 달콤하다
그렇지만, 그 휴식을 위해 일부러 바빠지고 싶진 않다
내리막의 기쁨을 느끼기 위해
굳이 오르막을 오르진 않고 싶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올라간 오르막에도
내리막길은 행복하다
바쁜 시기에 좋은 휴식을 취할 때면
해가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해가 지면 내 의지가 약해지는걸 오랜 경험으로 알고있다
오늘은 해가 길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