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산책 옛날생각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주변에 올 일이 생겼다.
오랜만에 온 곳, 예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에 놀란다.

정문에 두 개, 후문에 문구사와 같이 하나 있던 분식집들은 모두 사라지고, 정문에 하나만 남았다.
정문에 대여섯개, 후문에 두 개 있던 문구사, 그리고 정문에 있던 하나의 슈퍼.. 모두 사라지고 하나의 문구사만 남았다.

오랜만에 들르는 분식집.
당시에는 학교를 마치고 해가 질 때까지는 공을 찼다.
나는 학원도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종을 공만 찼다.
축구를 하다가 배가 고프면 자주 들르던 분식집

그 당시에는 토요일에도 분식집이 문을 열었다
토요일에는 학교가 일찍 끝났다

그래도 분식집은 네다섯시까지는 열었다

 

내 기억의 분식집은, 정말 큰 쇠로 된 두개의 철판에 짜장 떡볶이와 일반 떡볶이, 그리고 90도 꺾인 테이블의 선반 위에는 튀김들이 즐비하게 놓여져 있었지만,

지금의 분식집은 그 당시에 비해 미니어처인것만 같다.

 

떡볶이도 계속 끓여놓는 것이 아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떡과 소스를 넣어 만드는 것 같다.

튀김도 종류가 적기도 적었지만, 종류별 한두개씩의 튀김만이 준비돼 있었다.

 

 

떡볶이는 한 컵에 700원,
이전에는 300원하던 것이다.

튀김은 하나에 500원부터 700원,
이전에는 피카츄 500원, 나머지 튀김은 2~500원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돈이 여유가 있던 친구들은 콜팝이라고 콜라 + 치킨팝콘 등이 들어간 큰 컵에 담긴 분식을 먹었다.

 

홀린듯 떡볶이와 튀김을 조금 시켜본다
‘기억하던 맛이 날까?’

어쩜, 세월은 지나도 장사용 분식 떡볶이의 맛은 변하지 않는가보다.

 

분식집 아줌마와 시덥잖은 얘기를 나눈다.

 

“요즘은 전교생이 몇명이나 돼요? 저 다닐때는 1500인가 1700명 정도 였던것 같은데”

“그땐 그렇죠, 요즘은 많이 줄었어요.. 300명쯤 될까?”

 

“많이 줄었구나.. 그리고 요즘은 공책이나 준비물같은것들 학교에서 나눠준다면서요?”

“맞아요, 요즘에는 100원짜리나 300원짜리 불량식품들이나 팔리지, 공책이나 볼펜은 안 사가요~, 학교에서 다 나눠주는지.. 공부는 하는건지 ..”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동생 학교갈때 리코더가 없어 리코더를 사주던 것 부터
수수깡이 준비물이었는데 까먹었다든지,
미술시간에 쓸 파스텔, 음악시간에 쓸 오선지,
그리고 방안지와 콤파스 같은 것들을 등교 전에 준비했던 생각이 난다.

그 땐, 학예회 준비도 열심히 했었다.
현진이란 여자애와 하모니카 준비를 4학년때 준비를 했었던 것 같은데,
내가 더 못해서 많이 눈치보고, 학예회때도 실수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 마음이었는지, 스승의 은혜였는지..

 

눈이 오는 날이면 선생님들이 다니던 정문의 계단 말고는 빙판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곳엔 높은 지붕이 생겼다.

 

1학년 때는,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일 수 없어 교실에서 방송을 통해 조회시간을 가졌던 기억도 난다.

 

 

자연스레 학교로 발걸음을 향한다.

 

어떤 학생인지 몰라도 장미줄기 위에 곰인형 하나를 버려뒀다.

예쁘게도 버려뒀다.

 

추억에 감싸인채, 학교를 돌아다닌다.

이전에 이곳은 잠겨있었다.

 

좌우로는 각종 식물들과 이름표가 있었고,

곳곳에는 깊은 빨간 다라이에 수중 생물이 살고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우리학교는 한자 중점 학교였던듯 싶다.

 

교단쪽으로 걸어와본다.

아침조회시간에, 항상 교장선생님께서 말씀을 하시던 곳이다.

그 때 당시에는 높고 커보였는데, 정말 사람 하나 들어가고 조금 여유를 둔 정도의 크기이다.

세월이란게 참..

 

왼쪽의 건물은 요 몇년 전에 지어진 체육관인데, 그 전에는 저 체육관이 없었었다.
이 조회하는 곳이 운동장의 중심이었다

 

‘요즘 친구들은 조회를 안하나? 하면 다 오른쪽을 보고있겠네? ㅎㅎ’
속으로 웃는다.

 

 

얼핏 천 몇백명의 학생 앞에서 한 번 서본 기억이 난다.

상이었던가?
방송이었던가?

기억은 안 난다.

둘중 하나였을것

 

 

뒤의 계단에 앉아 옛날로 돌아가본다.

 

벌써부터 친구들의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잊었던 줄 알았던 기억이 이렇게 새록새록 돌아온다

아무생각 없던 그 때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

 

왠지 모르게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나오려 하지만, 참는다.

그저 앉아서 조용한 이 곳을 내 추억으로 채우고 있을 뿐이다.

그 안에서 침잠한다.

북적인다.

 

이내 곧 돌아온다.

 

 

하늘

This Post Has One Comment

  1. 오바람

    무거운 주인이 군화발로 발라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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